BEHIND

두번째 이야기

그럼에도
제주와 함께

고재훈님
프리랜서 개발자 겸 강사
제주 입도 7년차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2014년부터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프리랜서 프론트앤드 개발자 겸 강사, 41세 고재훈이라고 합니다.
제주 이주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2012년 9월에 아내와 함께 제주도로 9박 10일 오토바이 여행을 다녀왔었습니다. 인천에서 제주로 제가 타던 오토바이를 직접 배에 실어서요.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여행을 했었는데, 2일차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토바이가 시동이 안 걸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예정에 없었지만 월정리의 작은 골목길에 있는 작은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습니다. 잔디밭이 깔려 있는 곳이었어요. 도착했을 땐 날씨가 맑아져 남자아이 둘이 홀딱 벗고 물을 뿌리며 잔디밭을 뛰어놀고 있었습니다. 그 풍경이 저희에겐 아주 크게 다가왔었어요. 그 후 저희는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2년 동안 제주에 직장을 구해서 내려왔습니다.

제주에서의 일은 어떤식으로 하시나요?
주로 학교나 기관에서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일정은 따로 없고요. 지금은 시내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월, 화, 금 주 3회 출강을 나가고, 중간중간 다른 기관들의 수업과 개인 과외 수업이 진행됩니다. 개발 관련한 일도 하는데, 제주의 한 회사와 함께 원격으로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카페에서 개발 혹은 수업 교안을 만드는 일을 하거나, 공방에서 일을 합니다.
실제 제주에서의 생활을 서울 생활과 비교하자면?
저희 부부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제주에 내려온 건 아니었어요. 그러다 보니 사실 경제적인 면에서는 서울보다 나은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에 사는 첫 번째 장점은 자연이 가깝다는 것입니다. 서울에서는 창밖을 볼 때 건물, 차 이런 것들이 보이는데, 제주에서는 하늘, 바다, 산이 보이니까 그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5분 거리에 바다가 있고 20분 거리에 오름이 있고 40분 거리에 산이 있습니다. 하루에 바다, 오름, 산을 다 둘러볼 수도 있죠. 가끔 너무 지치거나 힘들 때 일 다 미뤄두고 반나절만 쉬러 나가도 자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처음 왔을때 느낀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는 옛날 가옥을 리모델링 했는데요 이 리모델링 과정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자가 너무너무 많았는데, 누군가 고쳐줄 사람이 없으니까 제가 직접 고쳐야만 했었죠. 비가 새는 지붕 고치러 직접 올라가는 일까지도 했었습니다.
앞으로의 꿈꾸는 당신의 미래는 무엇인가요?
제주의 친구들과 함께 마을을 만들어보자고 함께 땅을 샀습니다. 아무것도 안되어 있는 곳이라서 전기도 끌어오고 상하수도 공사해야 하는 곳입니다. 지금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당장은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만 이 곳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을을 만드는 것이 지금 저희 부부가 꿈꾸는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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